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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라 카페 갤러리, 박노해 사진전〈길〉展, 통의동, ~2021.06.06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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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전 <길>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


솔직하게 표 갤러리에서 하정우 개인전을 관람하고 쉬어가며 거쳐가는 전시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간 라 카페 갤러리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뭐죠? 카페 앞에 생화인 봄꽃들이 화사하게 피어서 행인의 눈길을 끄네요. 입구에 박노해 사진전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요.

1층은 카페이고, 박노해 사진 전시회는 2층에서 진행되며, 무료 관람입니다.

갤러리 카페인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입니다.

'길'이라는 주제로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이 진행 중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전경입니다. 크지 않지만 엄청 깔끔하고 세련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흑백사진과의 조화가 더욱 돋보입니다.

처음 시작됩니다. 어~ 여기는 하정우 갤러리와 달리 사진 설명이 하나하나 되어 있어서 좋구나. 맘속으로 생각했어요. 이것은 곧 놀람으로 변하게 됩니다.

사실 그냥 사진만 있었다면 작가가 세계 오지 여행을 많이 다녔나 보다. 나도 저런 곳에 한번 가보고 싶네 하고 끝났을 거예요. 그런데 옆에 글을 읽는 순간 이것은 도슨트의 설명 없이도 사진을 이해하게 되고, 사람의 마음이 바뀌게 만들어 버립니다.

사실 이건 단순한 사진 설명이 아니라, 작가가 길을 찾아 여행을 가고, 그 속에서 포착한 광경을 찍고, 생각을 적은 시였던 것이었습니다. 친절하게 영어로도 되어 있으니, 이건 세계 어디라도 전시가 가능하며, 한국에서 외국인 관람객도 다 이해할 수 있는 배려까지 제공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도 그냥 사진뿐이었다면, '아~해외 오지 여행했나' 했을 터인데. 글을 봐야 합니다.

서서히 제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대체 이 사진 전이 뭐지. 사전 정보 없이 하정우 개인전 보러 갈 때 같이 보기 좋은 전시라는 지인의 추천을 받고 와서 더 놀라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어딘가?? 왜 찍었지? 이제는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글을 읽습니다.

이 사진을 찍으며, 작가 박노해 시인은 이런 시상을 떠올렸고, 그래서 앵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자신을 잃지 말고, 믿음을 잃지 말고, 그대의 길을 걸어가라" 마음속이 쿵쾅거립니다. 

이 풍경이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라니.... 글을 읽어야 그제야 이게 학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말을 잇기 힘들며, 전쟁 후 한국의 모습이 이랬을까 싶기도 하며, 지금의 한국에서 교육 잘 받고 사는 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가 아닌 현재 파키스탄 어느 곳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현재 얼마나 감사함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지구 반대편의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어떤 도움을 주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우리나라도 전쟁 후 해외의 엄청난 원조를 받으며 현재의 발전을 이루어 왔는데 말입니다. 선의는 돌고 돌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건 또 뭐지? 이제는 얼른 글을 찾아 읽게 됩니다.

"서로를 고립시키는 것만큼 큰 죄악이 있을까" , 한반도의 상황이 다르지 않네요. 이제 전 세계에서 유일한 이념으로 인한 분단국가인가요? 한 민족을 갈라놓고, 가족을 이별시키고, 고립시키는 것만큼 큰 죄악이 한반도에도 지속되고 있네요.

사진을 보고 미국 어느 사막의 영화 속 풍경인가 싶은데요. 글을 읽으면 슬픔을 느낍니다.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도시. 하루하루살아가는 이라크의 서민의 마음에선 낯선 동양인도 여행객도, 누굴 해치려는 악의가 없는데, 왜 우리는 이라크를, 시리아를, 이슬람권 국가들을 테러국들의 온상처럼 느끼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폐허가 된 바그다드 카페 사진이 보여주는 전쟁은 인간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금방 거쳐 다음 전시회로 갈 것으로 생각했던 사진전에서 저는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작가를 사진과 설명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은 들어 유명했으나 저는 그를 진심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방명록에 감상문까지 쓰고 왔네요. 전하고 싶어서요. 

시인, 사진작가 혁명가 박노해.

작가의 책들이 있었고, 그의 생각과 전시되지 않은 사진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저만 이런가 하고, 같이 간 친구들에게 물으니 친구들 모두 이 사진 전이 오늘 본 그림 전시보다 더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더 이상 다른 전시를 보고 또 담을 마음이 생기지 않았네요. 여운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아서요.

 

멀어서 못 가시는 분들은 제가 소개해 드린 사진과, 글의 일부라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고, 서울 통의동(3호선 경복궁역) 전시회에 방문하실 수 있는 분들은 직접 보고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라 카페 갤러리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8

 

3호선 경복궁 역 3번 출구에서 461m

경복궁역 3번, 4번 출구에서 도보로 7분

 

 

라카페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8 (통의동 10)

place.map.kakao.com


[운영시간]

화요일~일요일 11:00 - 22:00

월요일 휴무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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